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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rcaea/스토리/Act II-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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=====# 19-3 #===== >네가 문제없이 해낼거란 예감은 들었어. > >쌍둥이의 예감같은 건 아니고, 하늘에 떠다니는 섬으로 향하는 배 위에 몰래 올라타는 거 정도야, >너한테는 식은 죽 먹기 아니겠니. 하지만, 그래도... > >해가 지고 있었어. 사실 있지. 지금 좀 불안해. 기억 속에서 서로 떨어져 돌아다닌 적은 있지만... >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진 적은 없잖아. > >게다가... 우리 마음대로 이 기억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 외에 또 불안한 점은 있었어. 어째서인지 이 기억은... >뒤죽박죽 섞여있거든. 보통 기억에 입장하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는 그 기억의 아주 세세한 부분들, 그게 없었어. >여기에선 시간이 흐를 수록 현실 그 자체가 마구 뒤집어지는 느낌이 들어. >예를 들어... "나"는 누구지? 공무원인가? 아니면 파일럿? >이 기억을 찾은 장소가 공허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가? 만약 그렇다면... 그건 또 왜지? > >흐음... 넌 좋겠다, 루나야. >바보라서 이런 생각 안 해도 되니까. >---- >그래도 이 세계를 둘러볼 수 있는 만큼 둘러보는 건 나쁘지 않았어. 우주선의 구조는 아주 흥미로웠고, >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양의 물이 그리는 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어. >낮에는 햇빛에 온 도시가 보석처럼 반짝이는 듯 하다가, >밤이 다가오자 도시가 스스로 내는 빛이 아주 멋진 야경을 그렸어. >마치 환상화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지... > >아, 불안해. > >현지인들에게 말을 하고 다녔어. 네 생김새를 설명하고 혹시 보지 못했냐고 말이야. 아무도 모르더라. >그리고 로봇들에게 가서 이 기억속에서 네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의 사람에 대해 물어보면, >그 사람에 대한 사실만을 늘어놓을 뿐이었어. 네가 지금 뭘 하고 있든 간에, "기억"되지 않고 있는 모양이야. >나는 계속 거리를 방황하며 머리 위에 떠있는 섬을 바라보았어. 매 분, 매 초가 지날때마다 불안은 더욱 커져만 갔지... > >그 때야. 호페를 만난 건. >---- >조그만 꼬마와 부딪혀서 거의 넘어질 뻔 했어. 그 애는 넘어졌지. >나는 서둘러 그 애를 일으켜주었어. 그러자 자기 옷매무새를 다듬고, 내게 정중히 사과하더니, 나를 보고 놀라더라. > >"부유섬에서 오신 분이세요?! 거기, 거기 혹시... 으음..." > >"진정해요. 괜찮으니까." > >말을 못 잇길래 우선은 진정시켰어. > >그 애의 이름은 호페. 부유섬에 가야 한다고 하더라. 아니면 적어도 대신 누군가를 보내 봐야 할 것이 있대. >이유는 말래주지 않았지만, 나는 "부유섬 주민"이니 호페를 도와줄 수 있었지. >호페는 주머니에서 티켓을 한 장 꺼내더니 꼼지락대며 중얼댔어. > >"저, 이게 있는데... 있긴 한데..." > >부유섬으로 가는 티켓이었어. 그게 얼마나 얻기 어려운 것인지,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, 나는 전부 알고 있었지. >그런데... 왜 호페는 티켓을 자기가 쓰려고 하지 않는걸까? > >추측일 뿐이지만... 몰래 부유섬에 들어가려다가 잡힐 어떤 애 때문에 일어날 소란을 생각하니... >뭔가 감이 왔지. > >"놀라지 말고 들어요." 호페의 눈을 보고 말했어. > >"혹시... 서머 페스티벌에 가려고 부유섬에 몰래 들어간 친구가 있나요?" >---- >호페가 당황하는 게 눈에 보였어. 하지만 의리가 두터운 걸까. 쉽게 인정하지 않을 낌새였지. > >...그런데 난 에둘러 말하는 건 질색인 사람이거든! > >"걱정하지 마세요. 부유섬에 친구가 있다면, 제가 찾아드릴게요. 인맥이 있거든요. 티켓은 안 쓰셔도 돼요." > >"네...? 아뇨, 아니에요! 부유섬에 숨어들어간다니, 그런 생각은 한 적 없어요!" 호페가 허둥대며 말했어. > >"의심한 적 없어요. 저는 평범한 부유섬 주민이 아니라, 친절한 공무원이거든요! 자, 공짜로 보내드릴게요. 같이 가요." > >그렇게 말하며 나는 부드럽게 호페가 손에 든 티켓을 다시 주머니로 넣어줬어. >그리고 미소를 지은 채 손을 뻗었지. 루나 생각이 나네... > >"제 이름은 렐린이에요." > >나는 그렇게 말했어. 그 기억속 "나"의 이름, 다른 누군가의 이름이었지. > >"그런데 그냥 에토라고 불러요. 다들 그렇게 부르거든요." > >그렇게 운을 띄운 후 나는 말을 이었어. > >"호페, 잘 들어요. 저는 친구분이 어디에 계신지 정확히 알고 있어요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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